뉴욕으로 간 SK하이닉스를 보며 괜히 혼자 바빠진 아침

요즘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가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올 만큼 계속해서 하락세를 타고 있었어요. 고점 대비 밀리는 모습을 보며 ‘당분간은 숨고르기가 길어지겠구나’ 싶어 마음을 비우고 있었지요. 그런데 오늘 아침, 전혀 예상치 못한 엄청난 소식이 바다 건너 뉴욕 증시에서 날아왔습니다.
얼마 전 나스닥에 화려하게 입성한 SK하이닉스 ADR(SKHY)이 밤사이 무려 27%나 솟구치며 193.9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는 뉴스였어요. 상장 첫날 공모가 149달러로 출발해 변동성이 크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국내 본주의 부진을 비웃기라도 하듯 미국 시장에서 뿜어낸 열기는 정말이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이 흥분은 미국 정규장이 끝난 뒤에도 멈추지 않았어요. 전일 1,913,000원으로 마감했던 국내 본주가 애프터장(시간외 거래)에서 1,941,000원까지 슬금슬금 시동을 걸더니 오늘 아침 프리장(장전 시간외 거래)에서는 무려 2,086,000원까지 치솟는 기염을 토하더군요.

연일 하락하던 주식만 보다가 아침에 HTS를 켜자마자 화면 가득 물든 강렬한 빨간 불과 ‘200만 원 돌파’라는 숫자를 마주하니 순간 제 눈을 의심했고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어요. ‘괜히 나만 뒤처지는 것 아닌가’, ‘지금이라도 당장 시초가에 매수 버튼을 눌러야 하나’ 하는 강한 조바심이 몰려왔지요. 하지만 달아오른 마음을 억누르며 차분하게 계산기를 두드려보고는 이내 머쓱한 웃음과 함께 손가락을 멈췄습니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전일 종가 기준 기준점은 191만 원 선이었어요. 그런데 아침 프리장에서 순간적으로 208만 원을 넘겼다는 건, 장이 열리기도 전에 이미 9%가 넘는 엄청난 웃돈(프리미엄)이 얹어졌다는 뜻이 됩니다.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 이슈와 맞물려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발하고 신규 레버리지 상품들까지 출시되면서 매수세가 광적으로 몰린 결과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정도로 흥분한 가격에 무작정 추격 매수로 들어가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만히 커피를 마시며 혼자 머릿속으로 두 선택지를 비교해 보았어요.
- 프리장 폭등 시세 추격: 연일 이어지던 하락세를 끊어내는 강한 기세를 타고 다이내믹한 단기 수익을 노려볼 순 있겠지만 순식간에 과열된 200만 원 위의 가격을 받아내야 해서 리스크가 너무 커요.
- 정규장 개장 후 관망: 장이 열리고 프리장의 흥분이 한 차례 가라앉은 뒤 본래 가치와의 괴리율을 따져가며 진입 각을 볼 수 있어 훨씬 안전해요.
결국 지금은 급하게 날아가는 말에 올라타기보다 최근의 계속된 하락세와 오늘 아침의 비이성적인 과열 분위기가 진정되고 정규장의 변동성이 좁혀질 때까지 차분하게 관망하는 편이 현명하겠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투자를 해오면서 매번 겪는 일이지만 모두가 하락에 실망할 때나 반대로 흥분해서 달려갈 때 혼자 멈춰 서서 중심을 잡는 게 가장 어려운 일 같아요. 아침 프리장 화면을 보며 잠시 요동치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오늘은 일단 관망하며 공부를 더 해보려고 해요.
시장의 화려한 겉모습에 휩쓸려 서두르기보다 가치와 가격의 차이를 꼼꼼히 따져보는 차분한 시선을 유지해야겠어요.